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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숭고미를 담아내는 예술가 이열


한국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논의는 세 가지 추상회화의 유형, 즉 (김환기와 박서보의)패턴화, (단색조 운동의)평면성, (이우환의)역동성 등에 의해 주도적으로 전개되었다. 이열의 작품은 이러한 다양한 흐름들의 합류이다. 특히 한국의 평면성과 역동성을 서양의“우발적(contingent)”동요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어 낸다. 또한 그의 추상회화의 절제된 구성에 내재하는 복합성은 깊이 있고 포괄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 그는 이차 세계대전 이후의 주요 예술 발전에 관심을 보이며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이나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의 공간적인 기량을 가지고 두꺼운 검정의 직사각형이나 막대, 그리고 둥근 형태 등을 배치하기도 한다. 다양한 색조를 사용하지만 거의 이상적인 색채의 가치를 지닌 비재현적인 형태의 응집이나 분산에서는 아실리 고르키(Ashile Gorky)나 시그마 폴케(Sigmar Polke)의 구성적인 능숙함도 보인다. 작가의 최근 작품들에서는 극도의 추상성이 두드러진다. 여기엔 형상적인 긴장감이 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제와 질서 또한 균형 그리고 조화가 자리한다. 그의 추상회화에 나타나는 구성의 절제된 복합성은 성숙되고 포괄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 밝은 부분은 어둠을 보충하고 동시에 강렬한 붓 터치는 부드러운 색이 지나면서 중화된다. 물감의 드립과 다른 “우연성”은 작품의 전반적인 계획을 무마시켜버리고 자연스러움과 세심함은 균형 있게 어울린다. 무(無)로부터 탄생한 것처럼 보이는 형태는 그림의 가장자리에 남아 의구심을 발동시키기도 한다. 둥글거나 직선으로 둘러싸인 형태는 평면감과 동시에 무한한 깊이 감을 가진 공간 속에 공존한다. 마치 우리가 성취한 평정심과 그로 인해 마련된 삶과 세계에 대한 무수한 논증들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리처드 베인(Richard Vine)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 (Senior E, Art in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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